문화도시 기반 확충 시급…공모 대응력·콘텐츠 기획력 격차 벌어져

경기 북부 중심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양주시가 문화·관광정책의 중추 역할을 할 문화관광재단 설립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빠르게 증가하는 인구와 늘어나는 문화 수요에 비해 정책 추진 기반은 여전히 ‘준비 단계’에 머물러 있어 체계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양주시는 현재 ‘2025년 재단 출범’을 목표로 문화관광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며, 경기도 2차 협의와 시 출자출연기관 심의를 마치고 후속 행정 절차에 착수했다. 하지만 예산 확보와 조례 제정 등 남은 과제를 올해 안에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양주시는 또다시 1년을 잃게 될 처지에 놓인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회암사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양주시 인구는 약 29만 명으로 경기북부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7.8%)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주시는 아직 문화관광재단조차 설립하지 못했다. 반면 경기도 31개 시·군 중 23곳은 이미 재단을 설립해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파주시와 포천시도 잇달아 재단을 출범시켰다.

문화관광재단이 부재한 양주시는 공모사업 대응력과 예산 확보 면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2024년 기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의 국고보조금은 2조 5천억 원에 달하지만, 양주시가 확보한 문화관광 분야 국·도비 예산은 연평균 45억 원에 그쳤다. 이는 시 문화관광과 전체 예산의 약 26% 수준으로, 유사 규모 지자체에 비해 낮은 수치다.
 

▲ 덕정동 독바위공원 야외무대에서 개최한 2025년 양주시립교향알단 파크콘서트

현재 양주시의 문화정책은 부서 단위별로 흩어져 추진되며, 장기적인 전략 수립이나 콘텐츠 개발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에 시는 문화예술지원, 축제 운영, 관광홍보, 생활문화센터 운영 등 36개 사업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대표이사 직속 4개 팀 체제의 문화관광재단 설립을 준비 중이다.

재단은 단순 사무 대행을 넘어 문화예술단체 지원, 관광상품 개발, 예술인 육성, 민관 거버넌스 구축 등 지역 콘텐츠 기반을 다지는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 재단 설립, 경제 효과도 ‘뚜렷’

경기연구원이 실시한 타당성 분석에 따르면 양주문화관광재단 설립은 사업 지속성, 수요 적합성, 조직 효율성 등 11개 지표 중 8개 항목에서 ‘높음’ 평가를 받았다. 향후 5년간 기대되는 경제적 효과는 생산유발 약 270억 원, 부가가치 유발 175억 원, 취업 유발 359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회암사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양주시립예술단 파크콘서트 등 지역 고유 콘텐츠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재단의 전략적 지원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지금이 골든타임…“내년으로 미루면 또 늦는다”

양주시는 2025년 재단 출범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조례 제정, 예산 반영, 임원 구성 등을 연내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시기를 놓칠 경우 중앙부처와 경기도의 예산 편성 및 공모 일정과 어긋나, 문화사업 추진은 최소 1년 이상 지연될 수밖에 없다.

문화관광재단 설립은 단지 하나의 조직을 만드는 차원이 아니다. 이는 ‘문화로 성장하는 도시’, ‘시민이 체감하는 도시 정체성’을 실현하기 위한 기반이며,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에서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