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수행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고 한다. 한 갈래는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등 남방 불교권의 수행법으로, 생각이 일어나는 순간 곧바로 일어나는 그 생각을 알아차리는 ‘위빠사나’ 수행법이고, 다른 한 갈래는 중국, 한국, 일본 등 북방 불교권의 수행법으로, 생각이 일어나기 이전의 본래 자리에 집중하는 ‘간화선’ 수행법이다. 이 두 길은 만날 수 없는 다른 길이어서 어느 한쪽만을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
1968년 백양사로 출가, 제방선원에서 50안거를 성만한 대현 스님은 2002년 위빠사나 수행법을 접한 이후, 그동안 해오던 간화선 수행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것을 실감했다.
“간화선 수행은 깎아지른 바위산을 단박에 오르는 것과도 같아서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지만, 상근기가 아니고서는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던 중 ‘위빠사나’를 만난 이후 위빠사나의 ‘알아차림’을 하면 할수록 화두가 성성해짐을 경험하게 되었지요. 화두를 놓쳤을 때 놓쳤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어서 곧바로 되들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위빠사나 수행과 간화선 수행을 병행하는 것을 ‘위빠간화선’이라 명명하고, 위빠간화선이 “선수행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해 오셨다.
“간화선은 ‘집중’을, 위빠사나는 ‘지켜봄’을 위주로 한다면, 지켜봄을 위주로 하는 위빠사나는 자칫 ‘산만’에 빠지기 쉽고, ‘집중’을 위주로 하는 간화선 수행은 ‘무기’(無記)에 빠지기 쉽습니다. 깨어서 지켜보면서도 본래의 자리에 집중하는 수행법이 있다면, 그것이 바람직스러운 것이지요.”
늘 깨어 있어 알아차리면서 “이 뭣고 ” 하고 화두를 챙기는 것이, 위빠사나 수행과 간화선 수행의 장점을 잘 살린 “위빠간화선”이다.
『선을 배우는 길』을 통해서 위빠사나선, 묵조선, 간화선에 대한 발달과정과 수행법 등을 밝히고 ‘위빠간화선’의 수행법을 제시했던 스님은, 이번에 펴낸 『위빠간화선』에서는 선수행의 원류와 함께 위빠간화선 수행법만을 간결하게 정리하였다. 영어권 불자들을 위해 한영판으로 제작하였고, 반야심경과 금강경을 함께 묶었다.
대현 지음 / 도서출판 올리브나무 /국판 / 160쪽 / 값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