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음력 7월 15일은 백중(우란분절)이다.
이날은 경건한 마음으로 선망부모와 조상의 영혼을 천도하고 효 사상을 되새기는 이른바 불교의 어버이날이자, 효행의 날이다. 우란분절은 음력 7월 보름으로 불교에서 는 부처님의 십대제자인 목련존자가 어머니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우란분회(盂蘭盆會)를 열어 오미백과(五 味百果)를 공양했다는 것에서 유래됐다.
《우란분경》에 우란분절의 기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목련존자가 육신통을 얻어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찾았더니, 어머니는 아귀로 태어나 심한 고통을 겪고 있었다. 신통력으로 어머니를 구하려 했으나, 어머니의 업이 두터워 구할 수 없자 부처님은 수행승의 자자일(自恣 日)인 7월 15일에 과거와 현재 7세(世)의 부모를 위해 부처님과 스님들께 백가지 음식과 다섯 가지 과일 등 으로 공양하면 돌아가신 어머니도 천계의 복락을 누리게 된다고 했다. 목련존자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 아귀도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했는데 이것이 우란분재의 유래다. 이처럼 우란분절은 불교의 5대 명절 가운데 하나로 여름 3개월 동안 안거에 들었던 스님들이 안거를 마치는 날이다. 동시에 돌아가신 부모와 전생의 7대 부모를 위한 천도재를 올리는 날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이 우란분절 앞의 49일 동안 선망부모를 위한 천도재나 지장기도를 지낸다.
▶ 경전에서 본 우란분절
우란분절의 유래는《 우란분경》에서 찾을 수 있다. “누구라도(해제일에) 자자하는 승가에게 공양하는 이는 현재의 부모와 7대의 부모와 육친들이 삼도의 괴로움을 벗어나서 곧 해탈할 것이요, 옷과 밥이 자연히 넉넉할 것이다. 만일 현존한 부모는 백년동안 복락을 받을 것이요, 이미 돌아가신 부모는 천상에 태어나되 자재하게 화생하여 하늘ㆍ꽃ㆍ광명 속에서 무량한 쾌락을 얻으리라.”
우란분절을 앞두고 행해지는 49재는 우란분절의 이 같은 의미와 영가천도를 위한 49재가 결합된 형태로, 모든 조상을 천도한다는 점에서 사람이 죽은 날로부터 49일간 행해지는 49재와는 그 의미가 다르다는 것이 스님들의 일반적인 설명이다. 도선사 주지 송산 도서 스님은“ 우란분절 앞의 49재 는 전생의 부모에게도 그 공덕이 돌아가는 기도이며 모든 영가를 천도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강조한다. 또한《 지장보살본원경》에서는‘ 돌아가신 분을 위해 성스러운 공덕을 짓는다면 그 공덕의 7분의 1은 망자 가 가져가고, 나머지 6은 공덕을 짓는 생자에게 돌아간다’고 설해져 있어 49일 간 기도동참은 불자 자신에게도 공덕을 닦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 49일 동안 조상천도
우란분절 영가천도기도는 49일 동안 일주일마다 재를 지내는 방식으로 올려진다. 사람이 죽으면 49일 동 안 중음신으로 있으면서 자신의 죄업을 심판받는다. 이 때 저승의 심판관이 일주일마다 심판을 한다고 하여 일주일마다 재를 지내는 것이다. 따라서 일주일마다 천도재를 지내고 기도를 하면 돌아가신 분이 좋은 곳으로 간다고 한다. 그런데 죄업이 너무 깊으면 목련존자와 같이 신통력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 해도 돌아가신 분을 구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부처님께서는 안거가 끝나는 7월 보름 우란분절 날, 수행과 정진으로 깨달음을 얻으신 대중 스님들의 힘을 빌려 공양을 하고 기도를 하면 돌아가신 영가가 천도된다고 방법을 일러주신 것이다. 49재 동안 집에서 영가천도기도를 하는 방법은 각자 선택하는데, 일반적으로 사찰에서는 영가천도 방법으로 염불천도, 독경천도, 사경천도 등을 권하고 있다. 염불천도는 49재기간 동안 불보살의 명호를 꾸준히 부르는 것으로 주로 아미타불과 지장보살의 명호를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