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산불 연기 시내 전역으로 확산…경산까지 냄새 번져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시내 전역에 연기 퍼지기는 처음

야간에도 확산하는 대구 산불
28일 오후 2시 1분께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야간에도 확산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28일 오후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에 따른 연기가 바람을 타고 대구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상당수 시민이 고통을 호소했다.
순간최대풍속 초소 11m를 넘는 바람이 불고, 해가 진 뒤 풍향이 수시로 바뀌면서 연기는 순식간에 대구시내 전역으로 퍼졌다.
오후 6시를 전후해서는 산불 발생 현장에서 수㎞ 이상 떨어진 대구 동구와
수성구는 물론 인근 경북 경산시까지 확산했다.
이 때문에 퇴근하는 시민들은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고,
일부는 손수건을 물에 적셔 호흡기 주변을 가리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연기가 대구 전역에 퍼진 탓인지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또 대부분의 차량은 창문을 닫은 채 운행했고, 매연을 피해 귀가를 서두른 탓인지
신천대로 등 대구시내 주요 출·퇴근 도로는 평상시보다
원활한 소통이 이뤄졌다.
북구 침산동의 한 회사원은 "퇴근하려고 나왔다가 온 동네에 메케한 연기가 가득해 사무실에 다시 들어가 마스크를 찾아 퇴근했다"고 말했다.
수성구 시지동에 사는 이모(53)씨는 "퇴근 뒤 별생각 없이 베란다 창문을 열었다가 순식간에 온 집안에 탄내가 배였다"며 "창문을 잠시도 열어두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수성구 지산동에 사는 한 시민은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이후 대구 전역에 이런 냄새가 퍼지기는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에는 현장에서 나온 검은 연기가 바람을 타고 수성구 지산동과 범물동 일대로 몰리면서 아파트 외벽이 전부 검게 변하는 등 지역 일대가 잿빛이 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1분께 발생한 이번 산불의 오후 10시 30분 기준 영향 구역은 181㏊, 화선은 5.6㎞이다. 같은 시각 기준 진화율은 47%이다. 산불로 인명피해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대구 도심 코앞에서 타오르는 산불
28일 오후 2시 1분께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야간에도 확산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